인생 막국수의 기억 그리고 재발견

공이막국수와의 첫 만남
내가 막국수라는 음식을 진지하게 바라보기 시작한 계기는 바로 공이막국수였다. 전국 각지에서 막국수를 맛보았지만, 막국수의 본질적인 매력을 처음 일깨워 준 곳은 단연 그 집이었다. 경기도 하남 본점과 청주 분점으로 운영되던 시절, 허영만 작가의 만화 식객에도 소개될 만큼 명성이 높았다. 나는 2016년 무렵부터 하남 본점을 자주 찾았고, 벽과 수저통에 붙어 있던 그림들과 ‘맛있게 먹는 법’ 안내문은 단순한 장식이 아닌 식당의 철학과 정체성을 보여주는 상징처럼 느껴졌다.
본점의 폐업과 아쉬움
그러나 2018, 2019년을 전후해 본점이 문을 닫았다.(년도에 대한 기억은 정확하지가 않다.) 지인과 함께 방문했다가 굳게 닫힌 문을 마주한 순간의 상실감은 아직도 생생하다. 이후에는 청주 분점(이제는 이곳이 본점이겠다) 에 들러 아쉬움을 달랬지만, 거리가 멀어 쉽게 갈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최근 블로그 글을 통해 하남 공이막국수 주방 경험을 가진 분이 서울 천호동에 봉이막국수를 열어서 영업중이라는 내용을 접했다. 반가움과 호기심이 뒤섞여 곧장 찾아가 보았다.
봉이막국수와의 만남
가게는 집에서 차로 불과 5분 거리였다. 천호동 이면도로에 위치해 있었고, 노상주차와 후면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메뉴는 공이막국수와 유사했으나, 동네식당의 특성에 맞춰 제육볶음, 청국장, 만둣국 등이 추가되어 있었다.
나는 물막국수, 아내는 비빔막국수, 그리고 수육 소 를 주문했다.

다시 만난 추억의 맛
식탁 위의 그릇과 반찬부터 친숙했다. 물막국수 국물을 한 모금 들이키자 동치미의 청량함과 간장의 짭조름함이 조화를 이루며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비빔막국수는 양념의 균형감이 뛰어나 첫 젓가락만으로도 ‘역시 최고’라는 감탄이 나왔다.

수육은 명태식해와 절인 배추와 함께 곁들이니 담백하면서도 깊은 풍미가 느껴졌다.

수육과 명태식해 그리고 절인배추

열무김치. 배추김치, 무절임
식당의 계승과 창업 그리고 음식철학
많은 식당이 유명 맛집을 모방하거나 간접적으로 전수받아 운영되지만, 원조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능가하기란 쉽지 않다. 이는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창업주의 철학과 태도가 결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봉이막국수는 예외였다. 내가 기억하는 공이막국수의 맛을 충실히 재현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세련되게 계승하고 있었다. 몇 년 만에 다시 만난 추억의 맛은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이제 내 인생 막국수는 "공이"에서 "봉이"로 이어진다. 이는 단순한 맛의 계승을 넘어, 한 시대의 기억과 정체성이 새로운 공간에서 다시 살아난 소중한 경험이었다.
맛 10++ / 10점
가격 10++ / 10점
친절 10++ / 10점
위생 10+ / 10점
주차는 식당 앞 노변주차 또는 식당뒤에 4 ~ 5대 주차공간이 있다.
#봉이막국수 #공이막국수 #천호동맛집 #물막국수 #비빔막국수 #수육 #막국수맛집 #인생막국수 #추억의맛 #서울막국수 #인생최고막국수 #최고막국수 #수육 #수육맛집 #강동구맛집 #식객 #허영만
'맛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가평읍에서 만난 생선구이의 진수 (1) | 2025.09.10 |
|---|---|
| 서울 충무로 도우큐먼트 피자 (1) | 2025.09.09 |
| 처음 맛 본 배말칼국수 좋아요. (0) | 2025.09.05 |
| 부산 장룡수산에서 장어구이를 먹다. (0) | 2025.09.04 |
| 안성 연탄구이 정육식당 : 홍익 (6) | 2025.08.30 |